이 책은 교육학도들에게 교육고전이나 교육사상을 공부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교육사상을 공부한다는 것이 교육에 대해 사유하고 교육실천을 이해하는 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고자, ‘교육철학개론 II’의 형태로 기획되었다. 전통 철학과 현대 철학의 지향점과 방법, 태도와 역할이 크게 변한 상황에서 교육철학을 배우고 전문적으로 탐구하는 교육학도들에게 어떤 영역의 사상을 어떤 식으로 제시할 것이냐 하는 점은 어려운 도전이 된다. 전통 철학이 수업에서 자주 다뤄진다고 해서 그것을 위주로 공부하다 보면, 교육철학을 배우고 나서도 정작 현재 우리의 문제를 현대적인 탐구 방법으로 연구하는 것을 새롭게 배워야 하거나 현대적 지평에 맞게 재조정해야 하는 어려움을 고스란히 혼자 떠맡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 철학만을 소개하려고 드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없다. 현대 철학은 불행히도 전통 철학의 주제와 탐구 결과 및 방법론을 면밀히 계승하면서 변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탐구의 역사적 흐름을 외면하고 현대 철학만을 잘라서 단절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위험하다. 현대 철학이 탐구주제로 삼고 있는 것도 상당 부분 전통 철학이 해결하지 못했거나 잘못 해결한 것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탐구 방법이나 글쓰기에서도 전통 철학의 일부분을 계승하거나 전통 철학의 한계와 모순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글쓰기 방식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많은 경우 전통 적인 표현법이나 논리, 개념, 아이디어를 풍부하게 활용하면서 현재의 문제를 기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 철학의 개념과 논의 구조를 함께 학습하지 않고서는 현대 철학의 현대성을 제대로 읽어 낼 수 없다. 이 책은 전통 철학자 3명과 현대 철학자 2명이라는 특이한 조합을 탄생시킨 셈이다. 따라서 이러한 구성의 이유에 대해서는 꼭 들어맞는 정당한 근거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 약간의 전통과 약간의 현대가 모두 소개될 때 현재적인 의미로 교육철학을 탐구하거나 교육철학으로 입문하는 것에 용이하고 보다 생산적일 것이라는 직감을 따랐을 뿐이다. 그런데도 이 책에 함께 묶인 플라톤으로부터 랑시에르에 이르는 사상사적 흐름 및 철학하기의 관심과 방법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읽고 성찰할 경우, 전통적인 문제와 방법이 현대적인 지평에서 어떻게 계승되고 변용되며 변혁되는지를 읽어 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