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교육과정의 학문적 무대에 등장하는 학자들의 이론을 시간적인 순서에 따라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본문에는 교육과정 연구의 역사적 이정표로 지목되는 열 가지 범주의 논의가 등장하지만, 그것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면서 상이한 논의를 전개하는 학자들이 마치 한 자리에 모여서 이웃하는 학자의 시각을 고려하는 가운데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는 그 대화의 초점을 교육의 근본적인 관심사로 존중되는 마음의 형성과 활용으로 잡고 있다. 제1장이 그들의 논의가 전개되는 교육과정의 학문적 무대를 엿보는 서론에 해당한다면, 제2장부터 제11장까지 이어지는 본문에서는 실지로 마음의 형성이나 활용에 거점을 둔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그리고 이 책자의 결론에 해당하는 제12장은 그들의 공방이 어떻게 화해의 마당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를 시론적으로 보여주면서 마무리된다. 필자가 연출하는 이러한 시도는 일견 조잡하게 느껴지기도 할 뿐만 아니라 비약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렇기는 해도 그것이 교육과정의 학문적 무대에 등장하는 다채로운 시각을 보다 예리하게 벼리는 숫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충분히 품을 수 있다. 독자들의 밝은 눈이 이 책의 난점과 한계를 바로 잡아가면서 교육과정의 학문적 발전을 도모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