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지난 몇 년간 교직과목인 ‘교육철학 및 교육사’ 강의를 하면서 필자가 고민하고 틈틈이 정리한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교원임용시험이 교육학 논술시험으로 대체되기 전까지, 필자는 기존 객관식 시험 출제 영역에 맞추어 한국교육사, 서양교육사, 교육철학 전반을 아우르는 수업을 해 왔습니다. 한국 및 서양 교육사 전반과 진보주의, 항존주의, 본질주의, 재건주의로 대표되는 교육사조, 분석철학, 실존주의, 비판이론, 포스트모더니즘 같은 일반철학과 교육의 연관성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방대한 내용을 한 학기에 다루는 시도였습니다. 한 학기 동안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는 유용함이 있기는 했지만, 교육철학 수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철학적 사유의 연습은 뒤로 밀리고, 수많은 사람의 이론과 교육사조의 특징을 전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간간이 교육현실과 관련된 교육적 논의들을 하며 교육철학의 쓰임새가 무엇일지를 함께 사유해 왔다는 데서 스스로 위안을 찾아 왔던 듯합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통사적 접근이나 교육철학의 사조 전반을 다루기 전에, 우선적으로 큰 그림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큰 그림 속에서 세부 주제로 들어간다면 그에 대한 공부가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이에 필자는 그간 기본으로 삼아 왔던 교재들 속에서 다루었던 내용들을 몇 가지 개념 틀로 묶어 교육을 바라보는 대표적 관점으로 범주화하고, 그 안에서 그러한 관점을 뒷받침하는 논리 근거로서 기존의 이론을 다루고, 각각의 개념 틀이 오늘날의 우리 교육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틀로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그에 도움이 될 만한 입문적 성격의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교육이나 교육철학 입문자들에게 교육을 바라보는 개념 틀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이후 전반적인 교육의 역사와 관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독자들이 각 관점과 이론을 대표하는 교육사상가나 철학자들의 논리 근거를 함께 검토하면서 자신의 교육관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이나마 교육의 현실을 교육이론의 틀 속에서 바라보고 평가하는 능력 배양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