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존재는 마음속에 저장된 수많은 생각과 행동 중에서 무엇을 꺼내 사용하느냐에 의해서 결정된다. 우리는 의식적으로 특정한 생각과 행동을 꺼내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에 이러한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진행된다. 그 결과, 어떤 사람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우발적으로 선행을 베풀기도 한다. 우발적인 살인자와 우발적인 의인의 차이는 어떤 생각이 점화되었느냐에 달려 있다. 즉, 어떤 생각에 불이 붙었느냐에 따라 우리는 악마가 될 수도 있고 천사가 될 수도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의 생각에 불이 붙는 심리적 과정이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무의식에 불을 붙이는 심리적 과정인 ‘점화(priming)’에 관한 심리학 연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적 판단과 행동에 대한 심리학의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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