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육이라는 개념이 한국 교육계에 유입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통합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 속에 1994년에 제정된 「특수교육진흥법」은 통합교육 관련 조항을 포함하였다. 2007년에 제정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은 물리적 통합을 넘어선 사회적 의미의 통합을 지향하며 기존의 통합교육에 대한 법적 정의를 확대하였다. 한국 정부는 통합교육과 관련하여 다양한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중이다. 통합교육과 관련하여 정부의 법적·정책적 지원이 증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통합교육의 중요성 및 당위성에 대한 논의를 넘어 통합교육 실천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통합교육이라는 개념은 빠른 속도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정착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학생은 학교에서 소외와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장애학과 통합교육: 통합학급 운영을 위한 비판적 실제』는 통합교육 개념에 대한 인식 및 노력이 증대되고 있음에도 왜 학교는 여전히 배제적인 공간으로 남아 있는지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는 인식론적 기틀을 제공한다. 통합교육에 대한 발리에리 교수의 장애학적 분석은 우리에게 당연한 일상이 되어 인식하기 어려운 교육적 사고와 실천 양식이 어떻게 특정 학생의 배제로 연결되는지를 보여 준다. 이 책은 학교, 학생, 학습에 대한 통념과 관습이 통합교육에 대한 우리의 사고를 어떻게 형성하고 제한하는지를 가시화한다. 이러한 비판적 성찰 없이는 학교교육의 근본적 변화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책은 통합교육 관련 문제를 탈관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인식론적 기틀을 제공할 뿐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적 방안 또한 제시한다. 통합교육 실천을 위해 학생 다양성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 학생과 가정, 관련 전문가와의 협력적 실천 방안, 모든 학생을 위한 보편적 학습 설계 방안, 장애 인식 교육 방향을 제시한다.
『장애학과 통합교육: 통합학급 운영을 위한 비판적 실제』는 한국의 교육 분야에서 이미 정착된 개념으로 간주되는 통합교육을 장애학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역자들은 이 책을 계기로 학교라는 공간은 무엇이며 무엇일 수 있는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또한 이러한 논의가 새로운 차원의 학교교육을 상상할 수 있는, 맥신 그린(Maxine Greene)이 말하는 ‘사회적 상상력’을 도모하고 이것이 한국 교육의 발전에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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