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이 책은 외국에서 출발해서 발달한 장애학이지만 이를 한국에 적용하려고 노력하였다. 주제에 따라서는 한국의 상황에 적용하기 힘든 장도 있었고, 또 내용적으로 한국의 상황에 충분히 스며들지 못한 장도 있다. 그러나 집필 초기부터 장애학의 한국적 적용이라는 의도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이는 이 책의 제목을 “한국에서 장애학 하기”라고 지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제1부는 ‘장애와 장애학’이라는 제목하에 먼저 장애학을 개관하고 이어 장애의 정의·분류·측정, 장애의 이론적 틀, 장애 연구 방법 등 장애와 장애학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장들로 구성하였다. 제2부에서는 ‘장애의 맥락’이라는 제목하에, 장애의 맥락을 구성하는, 정치경제, 심리(정체감·자부심), 문화, 윤리, 역사라는 측면에서 장애를 바라보고자 하였다. 특히 역사에서는 한국 장애인의 차별·억압의 역사를 먼저 다루고 이어 한국 장애인운동의 역사를 다룸으로써 이 둘 간의 인과 관계를 분명히 하고자 하였다. 제3부에서는 ‘장애여성과 장애아동’이라는 제목 하에, 장애인 중에서도 다중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장애인인 장애여성의 생애 경험과 장애아동의 교육 문제를 조망하였다.
이 책이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되고 나아가 한국 장애학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모든 장에 있어서 통계 수치 등을 업데이트하였다. 특별히 제2장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장애등급제 폐지와 같은 제도의 변화와 더불어 법령의 개정을 반영하였다. 제3장에서는 기존에 소개된 장애 이론의 변화된 내용을 추가하였고, 중요하지만 소개되지 않았던 몇 가지 장애 이론도 추가한 반면에, 아직 이론적 수준에서 확립되지 못한 것 같은 이론은 삭제하였다. 또한 이 장이 책 전체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렵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고려하여 페미니스트 장애 이론과 상대적 상호작용론 관점의 경우에 분량을 많이 늘리지 않으면서 이론의 핵심을 다시 설명해보려고 노력하였다. 제4장은, 장애 연구 방법으로서의 역사적 연구법이 여전히 소용이 있지만, 질적 연구 방법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접근 방법들을 보다 더 많이 소개하는 것이 장애학을 공부하는 학도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어 전면 개정을 하였다. 또한 장애 연구에서 가장 어려운 대상이라 볼 수 있는 발달장애인을 참여시켜 어떻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간략하게나마 기술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