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심리학은 방향을 잡게 해 주고 힘이 되어 주며 서로를 연결해 주는 중요하고도 유용한, 매력적인 학문인데 이것을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위대한 도구가 항상 그러하듯 사용자에게 위험을 주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너무 많은 심리학적 지식이 기하급수적으로 쌓여 가다 보니 지난 20여 년 동안 이 과목을 대학에서 가르치면서 학문의 길을 묻는 후학들에게 어떻게 가장 잘 답할 수 있을지 또한 무엇이 핵심이며 기본적 구조인지 그리고 어떻게 거짓된 지식을 분간해 낼 것인지 알기 쉽게 풀어 전하기가 해를 더 할수록 더 어려워졌다. 너무 흥미롭게만 알려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맛있는 기름을 뺀 빡빡한 살코기만 먹이게 할 수도 없었다. 분량과 깊이, 기본적 내용과 응용적 내용, 이론과 실제, 이 모두를 균형 있게 다룬, 역자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는 그런 교과서가 더욱 절실해져 가던 시점에 만난 책이 바로 『네비드의 심리학개론』이었다.
이 책의 저자 Nevid는 심리학 교과서를 이해하기 쉽도록 간명하게 쓰면서도 대단히 흥미롭게 구성하는 데 정평이 나 있는 사람으로, 임상심리학을 전공하고 뉴욕의 세인트존스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그가 쓴 이상심리학 교과서도 그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인정받아 왔고, 매년 학생들을 인솔하고 참석하는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의 학술대회에서도 새롭게 쏟아지는 전공 관련 교과서들 가운데 단연 두드러지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음을 수년 동안 목격할 수 있었다. 번역하여 학생들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욕심이 많이 생겼지만 책 번역이라는 지난한 과정, 결과에 매번 아쉬움이 따르는 작업을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아 몇 년을 그렇게 흘려보내던 중 그 한계에 도달하면서 오랫동안 미루어 왔던 『네비드의 심리학개론』을 번역하기로 하는 위험한 용기를 내 볼 수 있는 시점에 다다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