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우리 안에 있는 무의식은 단순히 기억의 파편이나 욕망의 잔재물로서의 억압의 덩어리들만이 아닌 ‘영혼의 지문’으로서 자신만의 삶의 형태를 드러내고자 한다. Hillman은 이러한 무의식의 자기표현 능력을 바로 읽어내고 그 드러냄의 과정을 위해 봉사하는 사명이 심리치료의 기본 출발점이라고 했다. 곧, 우리 안에 감춰진 ‘신들 (gods)을 섬기는 작업’으로서의 영혼에 대한 봉사가 심리치료의 뿌리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 안에 감춰진, 때로는 화석화 된 신들의 형상을 깨어나게 함으로써 신들이 춤을 추게 하는 작업이 바로 심 리치료사의 신성한 임무라는 것이다. ‘우리 안에 있는 신들을 깨우라!’ 그 신들이 깨어나 스스로 춤추게 될 때, 내담자의 숨겨진 ‘영혼의 코드’가 해방되고 자유롭게 되어 자신만의 춤으로서의 삶의 과정을 당당하게 펴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표현예술치료는 바로 이 과정을 돕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때론 꿈으로, 놀이로, 모래와 함께, 동작무용으로, 글쓰기와 명상으로, 그리고 생태 안에서, 적극적 상상의 형태로서의 무의식의 의식화와 자기실현 과정을 이끌어 내고 도와주는 과정을 표현예술적 기법이라 부른다. 표현예술치료는 이 과정을 구체적 형태로 담아내어 임상적 상황에서 적절하게 무의식의 의식화 통로와 자기실현의 한 방편으로 활용하는 치료적 형태를 말한다. 이 책에는 이러한 무의식의 자기실현의 치료적 형태로서 분석심리학 이론들과 그 이론에 바탕을 둔 임상의 구체적 과정 및 임상적 사례들을 기독교상담의 관점, 영혼돌봄의 관점에서 집필하였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각 장마다에서 저자들의 임상경험과 이론적 깊이, 경륜을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