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한글 읽기과학을 위하여
이 책은 읽기의 심리학/신경과학을 소개하는데, 세상의 모든 문자는 외견상 서로 매우 다르지만 처리(=이해) 방식은 대동소이하다고 설파한다. 뇌에서 문자를 처리하는 영역은 좌반구 후두-측두부에 자리한, 이른바 ‘문자상자’라고 하는 곳인데, 원래 패턴 인식을 담당하던 부위가 문자 처리에 전용된 것이다. 저자는 이런 방식의 신경재활용이 읽기뿐 아니라 다른 문화 영역에도 적용된다는 신경재활용 가설을 주장한다.
한글 읽기는 어떨까? 한국인에게 한글은 너무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이며, 세상에서 가장 배우기 쉽고 읽기 쉬운 문자이다. 아무리 심각한 인지적 문제를 가진 사람도 읽을 수 있는 문자다. 그러나 최근의 한글 난독증 사례 발표나 학습부진 관련 보고를 보면 한글 읽기가 그렇게 쉬운 건 아니다. OECD 성인 문해력 검사에서 한국인은 최하위에 위치한다.
이 책은 한글과 한국어를 둘러싼 문제들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맞춤법, 읽기 교육, 난독증 등의 현실적 문제는 과학적 증거를 토대로 접근되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한글맞춤법의 여러 문제를 경험과학적 연구방법을 사용하여 재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글 읽기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이 책은 읽기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수많은 전범들을 소개한다. 그런 점에서 국어정책, 국어교육을 담당하는 독자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