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동서양을 움직인 선의의 경쟁자들 이야기
소포클레스와 에우리피데스부터 유재석과 강호동에 이르기까지
총 300명의 맞수와 적수들을 이야기하다
세상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말이 있듯이 살아가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에 인간관계처럼 힘겨운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적과 동지만 있는 게 아니다.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 관계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맞수 또는 호적수로 부르기도 하는데, 제거해야 할 적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 편도 아니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실력이 팽팽한 상대를 칭한다. 요즘처럼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세상에서 상대를 짓밟고 올라서지 않으면서 출세를 보장할 수 없다고 믿는 시절에 영원한 맞수로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는 개념은 어쩌면 배부르고 팔자 좋은 넋두리쯤으로 치부되기 쉽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도 그렇게 선의로 맞선 경쟁자들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으며, 사실 따지고 보면 그런 쟁쟁한 맞수들의 경쟁을 통해 학문과 예술도 발전해 간다고 볼 수 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보여 주고자 하는 것 역시 적대적인 적과 동지의 관계보다는 선의의 경쟁관계에 있던 맞수들의 모습이다. 종교와 이념의 테두리에 갇혀 자유로운 경쟁이 허용되지 않고, 건전한 맞수들의 출현을 기대하기 어려운 풍토 속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