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게슈탈트 심리치료는 여러 모로 흥미로운 이론이다. ‘지금-여기’에 대한 경험, 치료자와 내담자의 자발성과 진실한 만남, 자각과 책임성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신체적 작업, 미해결 과제와 완결 등 게슈탈트 치료에는 생동감 있는 개념과 활동이 많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상담 관련 종사자나 자기 성장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게슈탈트 치료로부터 치료적 혜안과 성장에 대한 영감을 얻곤 한다.
국내에 출간된 상담 이론 서적은 게슈탈트 치료를 중요한 치료 이론으로 간주하여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다. 상담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한 번쯤은 게슈탈트 치료 이론을 접해 보면서, 이 치료의 창시자가 펄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정작 펄스가 자신의 이론을 어떻게 설명하고, 어떤 방식으로 치료에 적용했는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상황이다.
펄스는 다작을 했던 치료사가 아닐뿐더러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그의 책은 한두 권에 불과하다. 그가 직접 게슈탈트 치료에 대해 설명한 책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판된 적이 없었다. 이 책은 펄스가 생애 말기에 쓴 책으로서 치료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따라서 창시자로서 그의 사상과 치료의 핵심, 초창기 게슈탈트 접근의 이론 및 실제를 알 수 있다는 점과 그가 직접 집필한 치료 교재를 최초로 국내 독자에게 전한다는 점에서 이 번역서의 가치를 찾을 수 있겠다.
펄스는 당대의 여러 사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으며, 동서양의 지혜와 정신분석, 게슈탈트 심리학, 현상학, 실존주의, 사이코드라마 등 여러 분야를 통합하였다. 그는 난해하거나 현학적인 이론이 아닌, 관찰 가능한 사실(현실과 표면)에 바탕을 두는 접근을 강조했다. 우리는 이 책에서 분명한 관찰을 근거로 접근하고자 하는 게슈탈트 치료의 특색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펄스가 말하는 “생명력 있는 인간”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좋겠다. 이 책에서 말하는 ‘환경의 자유로운 탐색과 활기찬 모험’ ‘선택과 반응에 대한 책임감’ ‘자기 존재 의 독립성과 고유성’ ‘현재에 머무를 수 있는 의식’ 등은 건강한 생명력의 표현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우리 현대인은 이 생명력을 온전히 표현하며 살아가는가? 또는 생명력을 어떻게 회복하고 키워 나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은 우리에게 필요하면서도 각자 풀어 가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