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통받을 기회를 추구하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인 경향이다. 프로이트는 가학성(sadism)이 자아(self)로 향한 것을 피학성으로 보았고, 아버지와 대결하는 오이디푸스 시기의 갈등으로 양심의 가책 때문에 자신을 처벌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 항문기로 퇴행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피학성을 지닌 사람은 상대를 자극해서 자신을 벌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처벌받고 싶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게 되는 것이다. 그 행위의 이면에는 자신이 원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전능에 대한 유아기적인 환상이 숨어 있다. 이런 점에서 상대를 자극하는 일이 실패한다는 것은 피학성을 지닌 사람에겐 견딜 수 없는 수모이고, 자기애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 될 수 있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무의식적인 공격욕구나 적개심을 느끼게 되면 이런 욕구를 거부하고 승화시켜 나감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도덕적인 자긍심을 느낄 수도 있지만 피학성을 지닌 사람들은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공격적인 욕구를 벌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